Abstract
본고는 이효석 문학의 마르크시즘과 콜론타이즘 전유 및 차용 양상과 소설에 투영된 1930년대 전반기 사회적 분위기를 고찰하였다. 동반자문학으로 출발한 이효석은 전세계를 휩쓸었던 마르크시즘을 경성제대 영문과 재학시 일본인교수의 교육과 유진오와의 친분을 통해 공유하며 사상적 영향을 받았다. 192,30년대 식민지 지식청년에게 마르크스 사상은 독립운동의 수단이 될뿐만 아니라 제국과 식민지를 해체하는 탈식민주의적 관점에서 수용되었다. 카프에 가입하지는 않았지만 동반자작가로 호칭되는 그의 초기문학은 식민지조선의 비참함과 비루함을 그렸으며, 정치적 망명지 해삼위를 환희와 감격, 행복의 마르크시즘이 실현된 유토피아로 재현했다. 1920년대 중반부터 조선공산당을 탄압하기 시작했고 1931년 카프 제1차 검거 사건으로 가혹하고 살벌한 무단정치가 자행된 시점에서 사상과 이념에서 탈피하여 성과 자연, 세태로 함몰되는 전향과정이 형성되었다. 주의자와 맑스 레이디, 엥겔스 걸 등의 작중인물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1931년부터 1934년까지 발표된 이효석 소설은 이 시기가 삐라 뿌리는 시대, 파업의 시대, 붉은 혁명의 시대일 뿐만 아니라 황금광시대, 연애시대, 붉은 사랑의 시대임을 밝히고 있다. 유사단어의 나열, 대조적인 공간감각, 의식의 흐름, 색채미학과 같은 실험적인 기법을 차용하는 낭만적 심리적 리얼리즘 기법은 불온하고 감시당하는 사회의 어두운 주제의식을 검열을 피해가며 카프문학이 지닌 사상의 경직성과 이분법적 사유에서 벗어나는 이효석 문학의 특징이다. 작가는 사상과 본능, 이성과 감각, 의무와 쾌락 사이에서 번민하고 사유하는 근대인의 노정을 특유의 감성과 색채, 이미지로 표현했다. 본고는 1920년대 동반자문학과 1933년 <돈> 사이에 발표된 이효석 문학에 주목한바 일제압박과 공포가 극심했지만 마르크스, 콜론타이, 프롤레타리아, 투사,「자본론」등의 용어가 구체적으로 명시되며 주의자남성과 맑스 레이디의 붉은 혁명과 붉은 사랑이라는 양가적 요소가 가장 열정적이고 치열했던 시대에 마르크스 사상이 작품 속에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를 분석하였다. 이 시기의 이효석은 주의자의 성과 사랑, 동거를 통해 인간본성과 생명력유지로서의 생존전략을 예리하게 해부했다. 이효석 소설에서 마르크시즘은 사상 자체에 주목하기보다는 실존과 인간본성을 파헤치는 소재로 차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