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고는 마사 누스바움의 ‘연민’이론을 통해 소설 이해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데 그 목적을 둔다.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을 그 텍스트로 삼아 ‘연민’의 다양한 층위를 분석하고 적용해 보았다. 누스바움은 감정 이론을 통해 감정을 인지주의적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이는 그간의 철학자들이 감정을 통한 판단은 많은 오류 가능성을 담보한다고 주장한 부분과 대치되는 부분이지만 ‘연민’에 대해서 타인의 고통에 대한 합리적인 가치판단이며 타인의 고통을 느끼는 연민으로부터 사회적 공감대와 사회적 제도의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감정은 대상을 가지며, 감정의 대상은 감정 주체의 지향적 대상이고, 감정은 대상에 관한 믿음을 체현하며, 감정의 자각은 대상을 가치부여된 것으로 판단한다는 점을 그 근거로 삼는다.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은 군부 독재 하의 현실을 알레고리 기법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며, 또 한편으로는 르포로 기획되어 제작된 소록도의 현실을 고발하고 비판하는 소설이다. 육군 장교이자 소록도의 원장인 조백헌과 의무과장인 이상욱, 나병 환자들의 우두머리인 황희백이 중심이 되어 다양한 이해관계를 보여주는 본 소설에서 첫째, 조백헌이 보여주는 소록도 주민들에 대한 연민과 그 인지적 구조에 대한 분석, 둘째, “이상욱”을 통해 자기 연민과 자기혐오가 원생들을 대하는 인물의 태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 셋째, 황희백 노인을 통해 보여주는 자기 연민에 대한 분석을 통해 마사 누스바움의 감정 이론을 이해하고, 이러한 것들이 문학 수용의 과정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가능성을 엿보는 것에 의의를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