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고는 서정주 『화사집』에 나타난 광기의 유형과 특징을 고찰하는 데 목적이 있다. ‘금기의 위반과 주이상스’에서는 금기를 넘어서려는 화자와 금기를 넘어선 화자와의 대조를 통해 화자가 ‘짐승’으로 전이되는 양상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금기를 넘어선 화자는 인간에서 ‘짐승’이 되는 환상적 주체를 통해 주이상스로 진입한다. ‘층위의 해체와 트라우마’에서는 층위의 해체를 유발하는 트라우마의 특징과 의의를 살펴보았다. 외상 경험으로 인해 상징막이 찢겨지고 그것으로 인해 자아가 현실과 환상의 사이에서 교란 상태를 겪는 트라우마적 상황은 『화사집』에서 ‘문둥이’가 ‘우는’ 이미지로 등장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층위가 해체되는 지점은 화자 속에 억압된 타자와의 공존을 형성한다. 이러한 공존에 의한 광기는 오히려 상처를 통해 상처를 알아가고 회복하는 역설적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따라서 트라우마로 인한 광기는 오히려 화자가 살아가는 방식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