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논문은 분단 이후, 남북한에서 유통되어 온 <호랑이 이야기> 가운데 아동용 콘텐츠인 교과서, 그림책, 동화책, 만화영화에 나타난 양상을 비교하여 남북한 서사의 차이를 보여주고 통일시대를 대비하여 남북한이 공유할 수 있는 <호랑이 이야기>를 모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남한의 <호랑이 이야기>는 우직한 호랑이, 신령스러운 호랑이, 바보스러운 호랑이로 나뉠 수 있다. 이 밖에도 남한의 <호랑이 이야기>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이루고 있다. 반면에 북한의 <호랑이 이야기>는 용맹스러운 호랑이, 일하지 않는 호랑이, 어리석은 호랑이로 나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지지하는 가치인 ‘노동’, ‘전략전술’ 등을 넣어 다양한 콘텐츠로 재생산하고 있다. 북한의 <호랑이 이야기>는 다양성보다는 한 가지 이야기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남북한 교과서에 공통으로 수록되어 있는 <함정에 빠진 호랑이>, <토끼의 재판>은 동일한 내용이지만 제목, 등장인물, 대화가 사뭇 다르다. 북한의 <함정에 빠진 호랑이>는 사슴, 산양, 호랑이로 모두 동물만 등장한다. 잘못한 호랑이에 대해서 사슴과 산양은 신랄하고 직설적으로 비판한다. 반면에 <토끼의 재판>에서는 나그네, 호랑이, 길, 토끼가 등장한다. 동물관계와 인간관계가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호랑이가 다시 궤짝에 들어간 순간 나그네와 토끼는 길을 떠날 뿐이지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남북한은 유사한 <호랑이 이야기>를 분단이후, 시공간의 분리를 겪으면서 어쩔 수 없는 차이를 겪게 되었다. 앞으로, 통일시대를 대비하여 남북한 아동들이 직접 <호랑이 이야기>를 만든다면 남북 공동 서사를 통해서 남북이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